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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간다 그리고 추억을 마주하다

by 리플래시컴퍼니 대표 블로그 2020. 9. 6.

이번 가을철 맛있는 참외를 찾으러 경상북도 김천하고도 감천면이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참외는 성주가 가장 유명하다고 알려져 있다 전국에서 생산량도 가장 많다 상주군과 맞닿아 있는 감천에서도 맛있는 참외가 생산된다 봄을 지나 여름 긴 장마와 함께 여름을 보낸 가을 초입에 김천을 가는 목적은 세 가지로 첫째는 오일장과 두번째는 노란 사과를 먹을수 있고 세번째는 은하수를 볼수 있기 때문이다 김천 오일장은 5일과 0일이 든 날에 열리는 장으로 5가 든 날인 화요일을 전후로 구름이 있는지 없는지부터 챙겼다 


오일장 구경도 구경이지만 이왕이면 밤하늘에 은하수 촬영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기상청 예보를 보아하니 월요일에는 구름이 없어 보였다 게다가 달마저 초승달 크기로 은하수를 촬영하기에 최적의 조건 월요일에 서울에서 출발해 낮에는 사과 농장 밤에는 은하수 촬영 다음날은 원래 목적인 오일장 구경으로 일정을 정했다


김천 나들목을 빠저 나와 김천의 맨 끝인 증산면까지 오게되었는데 증산면은 덕유산 자락의 수도산과 가야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산들로 둘러싸인 곳으로 경치가 유명한 동네로 평지처럼 보여도 해발고도가 300m가 넘는곳이다 이곳 증산면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육종한 노란 사과인 황옥을 재배하고 있단다 


빨간색 사과가 많이 있을 뿐 모든 사과가 다 빨간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노란 사과도 있고 아오리처럼 덜 익은 푸른 사과가 아닌 실제 파란색 품종의 사과도 있다고 한다 지난 2019년에 노란 사과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가서 맛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홍옥처럼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일품이었는데 과일은 신맛과 단맛을 튼튼하게 받쳐줄 때 최고의 맛을 낸다 부사처럼 마냥 단맛하고는 또 다른 단맛을 지닌 것이 황옥인데 여름철 긴 장마와 태풍을 보낸 황옥은 어떨까 걱정이 앞섰는데 9월 말이면 작년보다 더 맛있는 황옥을 낼 수 있다고 한다 


방문했던 사과 농장을 나와 전라북도 무주와 경계를 이루는 김천시 대덕면 덕산재에 발을 딛었다 해발 1200m의 대덕산 중간고개는 약 600m가 조금 넘는다 고개 주변으로 마을도 없어 빛과 공해가 거의 없어 아주 쾌적한 공기가 너무 좋았다 고개 정상에는 간이 주차장까지 있어 야간에 별구경 하기 안성맞춤인 장소다 해가 저물고 달마저 따라 사라지면 숨어 있던 별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지방 출장이 잦은 직업이지만 선물처럼 받는 이런 순간순간들이 있기에 행복한 마음으로 다닌다 밤하늘을 바라봤을 때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수없이 많은 별과 마주 서면 기분이 참 좋아진다 굳이 촬영이 아니어도 가끔 구경 힐링장소를 떠올리며 갈 만한 것이 별 볼 일이다 별 볼 일 없으면 심심한 게 우리에 인생살이가 아닐까 생각된다

사과도 맛보고 별도 봤으니 다음 여행지인 오일장 구경에 나섰다 김천 오일장은 시내의 세 군데 상설시장 중 가장 규모가 큰 황금시장 주변에서 열린다 

아주 오래전부터 지역에 자리 잡은 황금시장은 철길을 두고 이웃한 중앙시장과 경쟁을 하듯 시장이 열렸지만 지금은 황금시장에서만 오일장이 열려 시민들에 발길은 자연스럽게 황금시장을 향하게 한다 반 정도 감싼 모양새로 장이 선다 시장에서 장사를 하고계신 상인의 말로는 황금시장 오일장은 오전장이라고 한다 


오전에 사람들이 몰리고 점심이 지나면서는 사는 이도 파는 이도 적어진다고 한다 오전에 정신없이 다니다가 중앙시장에 잠시 넘어 갔다 오니 아침과는 사뭇 다른 파장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보령장에서는 없었던 원양의 배가 보이고 가을에 전령사인 햇땅콩 흥정이 이곳 황금시장 여러 곳에서 한창이었다 껍질 있는 날것의 땅콩은 집에서 삶아거나 볶아 먹으면 맛이 아주 좋다 


경상도 식당에 가면 삶은 땅콩이 기본 찬으로 나오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피땅콩 삶은 것이 반 찬으로 나오면 경상도에 내가 왔음을 실감하기도 된다


경상도의 오일장을 다니다 보면 사방팔방에서 누가 나를 부르는 듯해 자주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마치 어린시절 엄마나 이모들이 필자를 나를 불렀던 기억과 함께 나를 부르는건 아닌가 하는 착각이 절러든다 모친의 고향이 청도이고 외가가는 이쪽이다 보니 이곳 할매들 이야기에 엄마의 목소리가 섞여 있다 사투리는 못 알아들어도 어렸을 때부터 듣던 익숙한 톤이라 그런지 익숙하고 정감이 느껴진다


방송에서는 재래시장 재미로 깎는 맛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요새는 그런 거 없다 정찰제처럼 같은 상품의 가격은 여러가게 마다 엇비슷하다 더 싼 거 찾아 시장을 다녀봤지만 다리만 아프다


요즘 오일장을 다닌 지 2년 차 이제는 깎아 달라는 말을 안 한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사고는 아무 말 없이 돈을 상인에게 건넨다 그래야 덤이라도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보았던 방송처럼 깎아 달라는 말을 했다가는 지청구를 듣거나 덤도 없다 어디까지나 방송은 방송일 뿐이다


전국 어디를 가나 전통시장에 가면 사람들의 소리와 냄세가 나서 좋다 우리가 즐겨찼는 대형마트에서는 못느끼는 사람살음에 정이 있어 좋다


점차 가을이 깊어진다 그리고 날씨도 가을에 한발씩 다가갈것이다 이번 가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추억을 찾아 전통시장으로 여행을 떠나보는건 어떤가


어린시절에 나를 볼수있어 너무 행복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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